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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한] 백령도 성당을 교구 순교 신심 순례지(巡禮地)로 선포하며 2019-03-19

+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올해는 교황 베네딕토 15세께서 제1차 세계대전 종식 뒤 세계의 선교를 복음적으로 쇄신하고, 만민 선교에 대한 열정을 북돋기 위해 교서 「가장 위대한 임무」 (Maximum Illud)를 반포한 지 10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이에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인류복음화성의 제안을 받아들여, 2019년 10월을 ‘특별 전교의 달’로 거행할 것을 권고하는 서한을 보내시며, 전 세계 모든 신자가 복음 선포에 관심을 기울이고 신자 공동체안에 선교와 복음화의 열정이 자라나 선교를 향한 사랑, 곧 “예수님을 향한 열정이며 또한 그분 백성을 향한 열정”인 선교를 향한 사랑이 더욱더 굳건해지기를 바라셨습니다(「복음의 기쁨」, 268항).
그러면서 인류복음화성과 교황청 전교회는 올 10월에 교구 차원의 특별 전교의 달 개막식과 전교 주일에 교구 차원의 성찬례 거행, 성모 발현 성지, 선교 성인 또는 순교자 성지 순례 장려 등을 활동 계획으로 제안했습니다.

선교는 교회의 임무이며, 교회의 고유한 은총이자 교회의 깊은 본성입니다. 교회는 바로 복음화를 위해 존재합니다(「현대의 복음 선교」, 14항 참조). 이는 한국천주교회의 역사안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하느님 나라와 복음을 위해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았던 한국의 순교자들과 오로지 하느님 말씀에 의지한 채 자신의 고향을 떠나 동방의 나라, 한국에 복음의 씨앗을 전한 선교사들의 열정이 이를 증명합니다.

저는 그 열정이 고스란히 서려 있는 선교의 섬, 백령도를 기억합니다. 백령도는 서해 최북단에 위치한 섬으로서 예로부터 중국으로 연결되는 기착지의 역할을 하였습니다. 이런 지리적 환경은 선교사들의 한국 선교활동을 위한 해로 입국 거점이 되어 한국 천주교회의 시작과 깊은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1839년 기해박해 이후 선교의 통로였던 육로가 모두 닫히게 되자, 눈을 돌린 곳이 해로였습니다. 1844년 부제서품을 받고, 1845년 육로로 몰래 조선에 들어간 김대건 부제는 서해를 통해 배를 타고 중국에 들어간 최초의 천주교 신자가 되었습니다. 그 뒤 1845년 8월 17일 사제서품을 받고 조선에서 타고 갔던 배를 이용하여 페레올 주교와 다블뤼 신부와 함께 조선으로 들어왔습니다. 김대건 신부님은 중국에서 조선으로의 입국을 기다리는 선교사들을 위해 해로 개척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그 뒤 김대건신부님은 1846년 백령도 부근에서 체포되어 1846년 순교하셨습니다.

김대건 신부님께서 열어 놓으신 선교 해로를 통해 많은 선교사들이 조선으로 들어올 수 있었습니다. 특별히 파리 외방 전교회 소속 선교사 19명의 선교사들의 입국을 위해 백령도와 인연을 맺었으며, 그 중 7명이 성인품에 올랐습니다. 백령도는 선교 해로의 중심이 되는 곳입니다. 심한 박해 속에서도 순교를 각오한 선교사들의 입국에 도움이 되어 한국천주교회의 발전에 기여하였고, 한민족에게 그리스도의 복음과 문화의 사상을 만나게 해준 역사적인 장소입니다. 그러므로 백령도는 한국천주교회의 문화 유적지뿐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동서 문화와 사상적 의미로 재조명되어야 할 장소라 여겨집니다.

이에 저는 인천 교구민들이 김대건 신부님과 선교사들의 선교 열정을 본받고, 하느님을 위해 목숨까지 바친 신앙 선조들의 모범을 따라 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또한 교황 베네딕토 15세의 교서 ‘가장 위대한 임무’ 반포 100주년을 맞아 선교의 의미를 되새기고자 백령도 성당을 교구 순교 신심 순례지로 선포하고자 합니다.

선교의 섬, 백령도를 방문하여 이 땅에 복음을 전했던 김대건 신부님과 선교사들의 열정이 우리 안에 다시금 불타오르기를 기원합니다.

2019년 3월 19일 성 요셉 대축일에
천주교 인천교구장 정신철 요한 세례자 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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