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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한] 2017 교구장 부활절 메시지 2017-04-06
“그들의 눈이 열려 예수님을 알아보았다.”(루카 24.31)
우리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죽음을 물리치시고 부활하셨습니다. 예수님 부활의 기쁨과 은총이 여러분과 여러분 가정에 충만하기를 기도합니다.

예수님의 부활은 인간의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기쁜 사건입니다. 부활을 체험한 모든 이들은 예수님의 부활을 통해 세상을 이기는 신앙을 체험하였고, 이를 증언하였습니다. 부활을 체험한 이들은 “주님께서 확실히 다시 살아나셨다”(루카 24,34 참조)라고 기쁨에 가득 찬 목소리로 증언합니다. 사도 바오로는 “그리스도께서 다시 살아나지 않으셨다면, 우리가 전한 것도 헛된 것이요, 여러분의 믿음도 헛된 것일 수 밖에 없습니다.”(『공동번역』, 1코린 15,14)라고 예수님의 부활을 설명하면서, 부활의 기쁨과 중요성을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습니다. 또한 성서와 성전은 우리에게 “그리스도의 부활의 증인들은 우선 베드로와 열두 사도였으나, 그들뿐이 아니었다. 바오로는 야고보와 모든 사도 외에도 한 번에 오백 명이 넘는 사람들에게 예수님께서 나타나셨다고 분명히 말하고 있다.”(『가톨릭교회 교리서』 642항)라고 예수님 부활을 알리며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이렇게 예수님 부활은 그 부활을 체험한 증인들로부터 계속해서 전해져왔고, 우리도 신앙 선조들의 증언을 통해 그 부활의 은총과 기쁨을 알게 되었고, 믿게 되었습니다.

예수님 부활은 인간의 이성으로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인간의 사고를 넘어선 초월적인 사건이기에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신앙의 신비입니다. 그렇기에 많은 이들은 예수님 부활을 의심하기도 하고, 이해할 수 없기에 신앙의 진리로 받아들이려하지 않습니다. 초대 교회에서부터 가르쳐 온 ‘그리스도 죽은 이들 가운데서 부활하셨도다. 당신 죽음으로 죽음을 이기시고, 죽은 이들에게 생명을 주셨도다.’(비잔틴 전례, 부활 대축일 마침기도)라는 신앙의 진리를 하나의 아름다운 시(詩)로만 이해할 뿐, 진정한 신앙으로는 받아들이지 않으려고 합니다. 이해할 수 없기에 믿기를 포기하거나, 우리 믿음 안에서 예수님 부활만은 저버리고 신앙생활을 하기도 합니다.

예수님 부활을 믿고 받아들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이는 예수님과 늘 함께 하였던 사도들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예수님은 사도들에게 당신의 수난과 죽음 그리고 부활에 대해서 예고해 주셨습니다. 그것도 세 번이나 말씀하셨다고 성서는 전해줍니다(마태 16.21-23; 17,22-23; 20,17-19). 이는 사도들에게 당신의 부활에 대해 깊이 있게 가르쳐주었음을 말합니다. 하지만 사도들은 이 말씀을 믿지 못했습니다. 부활하신 예수님 모습 앞에서도 제자들은 부활이 불가능한 것으로 느낄 정도였습니다. 또한 부활하신 예수님이 승천하기 전까지 “더러는 의심을 품었다.”(마태 28,17)라고 성서는 말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이성으로 이해할 수 없는 예수님의 부활은 하느님이 인간을 구원하려는 가장 큰 사랑의 드러남입니다. 이는 구약에서 인간 구원을 약속하신 하느님 말씀의 실현이자 성취입니다. 또한 예수님께서 사시는 동안에 하셨던 말씀의 실현입니다. 이렇게 하느님의 말씀을 믿고 받아들일 때, 예수님 부활은 인간이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사건으로 각자 자신의 신앙 안에 싹트게 됩니다. 그리고 그 은총의 충만함을 느끼게 됩니다. 엠마오로 가는 두 제자에게 나타나신 예수님의 모습을 한번 생각해 보십시오. 예수님 죽음에 실망한 제자들은 체념하듯 자기 고향으로 돌아갑니다. 그들에게 부활하신 예수님이 나타나십니다. 하지만 그들은 부활하신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합니다. 예수님은 그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아, 어리석은 자들아! 예언자들이 말한 모든 것을 믿는 데에 마음이 어찌 이리 굼뜨냐?”(루카 24.25)

말씀을 받아들이지 못한 이는 이해할 수도 없습니다. 그래서 믿을 수도 없게 되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그들에게 당신 부활을 알려주십니다. 그것은 바로 “빵을 나눌 때”(루카 24,30 참조)라고 성서는 말합니다. 즉 성체성사 안에서 그들은 눈이 열려 부활에 대하여 확신에 찬 증인이 되었습니다. 이는 일곱 제자에게 나타나신 부활한 예수님의 모습에서도 그대로 드러납니다(요한 21,1-14). 제자들은 예수님과 식사를 함께 할 때, 부활한 예수님을 알아보고 믿게 됩니다. 성서는 말씀에 대한 믿음과 성체의 식탁에서, 부활한 예수님을 알아보고 믿고 증언하게 된다고 말합니다. 인간의 구원을 위한 십자가에서 극진한 사랑을 보여주신 예수님이 그 사랑의 힘으로 부활하셨기에, 자신을 내어주는 사랑을 우리가 살아갈 때, 우리도 그 부활을 알고 믿게 되고 증언하게 됨을 성서는 알려줍니다. 이는 구체적인 우리의 삶이 성체성사의 모습처럼, 남을 위해 모든 것을 내어주는 사랑을 실천해 나아갈 때, ‘나’ 만이 아닌 모든 이들을 위한 희생과 봉사의 삶으로 점철되어 갈 때, 우리는 부활한 주님을 알아가며 믿을 수 있음을 알려줍니다.

마지막으로 2017년 부활을 맞이하며 기억하고자 하는 것이 있습니다. 우리는 3년 전 오늘을 기억합니다. 세월호를 타고 수학여행을 가던 청소년들이 차디찬 물속에서 생명을 잃은 슬픈 사건을 기억합니다. 아직도 그 진실이 묻혀 있음이 우리를 더욱 더 슬프게 합니다. 그들이 하느님 안에서 영원한 생명을 누리기를 기도합니다. 아울러 그들의 죽음에 대한 진실이 세상에 드러나기를 기대하며 기도합니다. 왜냐하면 진실의 은폐는 죽음이고, 진실의 드러남은 부활이기 때문입니다.

부활한 그리스도의 평화가 여러분에게 충만하기를 기도합니다.


2017년 부활 대축에
천주교 인천교구장 정신철 요한 세례자 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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